2008년 문호리
이 이야기는 저자인 고진예 작가가 미술 단체 ‘할아텍’에 참여하면서 화가 서용선 선생님을 알게 되고 2008년 1년정도 일주일에 한 두번 양평 문호리 작업실로 찾아가 그곳에서 보낸 일상과 작가와의 대화를 틈틈히 기록한 내용입니다.책을 봄-여름-가을-겨울 사계로 섹션을 나누어 놓았는데, 아마 봄,여름에는 자주 뵙고, 가을-겨울은 추워서 인지 자주 안 가신 것 같습니다.
대화와 일상을 이렇게 산문으로 기록하였다가 기회를 찾아서 출판하는 일은 정말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좋은 기회를 만나서 책으로 나오게 되었고, 이러한 내용을 읽게 되어 기쁘게 생각됩니다.
저는 중학교 때에 이런 저런 미술 대회에서 입상, 특선 등을 한 적이 있어서, 화가가 되는 진로를 상상해본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화가의 삶이라는게 꽤나 버라이어티 하고 베리에이션이 다양할 것 같아서 전형적인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책 ‘화가 서용선의 일상을 따라나서다’에서 그러한 화가의 일상적인 삶을 엿볼수가 있었습니다.
작품활동-일상생활-전시계획-전시회-학교-제자-지인들-예술에대한생각-본인작품의생각-다른 작가에 대한 생각들 ...
나는 그중에 83P ‘피카소 강의’에서 이야기하는 큐비즘에 대한 내용은 아마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강의 내용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피카소와 거트루트스타인에 대한 이야기는 서용선교수님의 견해와 약간의 주장이 들어가 있는 내용이다 보니 더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화가 서용선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큐비즘의 원류가 어디일까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화가 서용선
책에는 16개의 서용선 선생님의 작품이 중간 중간 실려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 붉은색 자화상과 쌍계사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이런 회화를 책의 지면으로 나마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책표지 날개에 있는 QR을 통해서 더 많은 작품을 찾아보았습니다.
지하철역사 그림이 있고, 도시의 삶에 대한 그림이 많구나 이러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호크니 같은 느낌도 받았구요.
서용선
그림이 잘 그려지는 날은
전날 잠을 잘 때도 야릇한 흥분 같은 것이 몰려온다.
그런 날은 다음 날 아침 정신이 맑게 개어
며칠 동안 고민하던 문제도 한꺼번에 해결되는 그림을 그린다.
그런 날은 한달에 2~3일 올까 하는데
전날 많은 사람과 대화하는 날이면
전날 늦게까지 티브이를 보는 날이면
전날 과음을 한 날이면
전날 학생들과 수업에 매달린 날이면
다음 날 일어날 때도 개운치 않고
여지 없이 정신이 흐트러져 붓을 잡을 수가 없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수행과 같아서
그림을 그리는 날에는 그날을 위해
마음을 닦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늘 수행하는 자세가 될 수밖에 없으니
그런 날에 그려지는 그림은
어느 때 그려지는 그것보다 좋은 건 말해 뭐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