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亂世)의 시대를 돌파하는 CEO, 충무공을 만나다: 『이순신의 위대한 경영』
왜 지금 다시 이순신인가
인공지능(AI)과 기술 혁명,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충돌과 경기 침체. 바야흐로 현대 사회는 내일의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수많은 기업과 조직의 리더들이 유례없는 위기를 부르짖는 지금, 우리는 어떤 이정표를 바라보아야 하는가. 대한민국 최고의 화장품 ODM 기업인 한국콜마를 창업하고 대기업으로 키워낸 윤동한 회장은 그의 저서 『이순신의 위대한 경영』을 통해 가장 뜻밖이면서도 가장 본질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바로 400여 년 전, 국가 붕괴 수준의 절망적 위기 속에서 조선을 구해낸 충무공 이순신이다.
저자는 이순신을 단순한 역사 속 '성웅(聖雄)'이나 박제된 영웅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철저하게 기업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의 시각에서 그를 재해석한다. 임진왜란이라는 사상 초유의 국가적 재난 속에서 무너진 조직을 재건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며, 한정된 자원으로 최고의 성과를 창출해 낸 '실행의 리더'가 바로 이순신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한 평생 기업을 일구며 위기의 순간마다 충무공의 정신을 나침반 삼아 온 한 기업가의 치열한 고백이자, 난세를 돌파하고자 하는 이 시대 모든 리더를 위한 탁월한 경영 전략 교과서다.
경영학의 관점으로 본 이순신의 3대 전략
① 선승구전(先勝求戰)을 실현한 '정보 및 기술 경영'
이순신 경영의 핵심은 '이겨 놓고 싸우는' 선승구전의 법칙에 있다. 저자는 한산대첩과 명량해전 등 이순신이 거둔 전승(全勝)의 비밀이 철저한 유비무환의 시스템 구축에 있었음을 짚어낸다. 이순신은 복잡한 남해안의 지리와 물때, 조류의 흐름을 드론으로 내려다보듯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탁월한 '정보 경영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왜군의 장점인 백병전을 무력화하기 위해 판옥선과 거북선이라는 당대 최고의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화포 운용과 전술 능력을 극대화하여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을 궤멸시킨 유비무환 경영은, 오늘날 기업들이 시장의 리스크를 미리 예측하고 독보적인 기술적 해자를 구축해야 한다는 강력한 시사점을 던진다.
②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재건 및 병참 경영'
책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원균의 칠천량 해전 패배 이후, 궤멸 상태에 빠진 조선 수군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이순신의 '재건 경영'이다. 단 13척의 배만 남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순신은 현장으로 달려가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렸다.
그는 단순히 전투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라 고금도와 고하도에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해로통행첩'을 발행하여 자금을 모았으며, 소금 생산과 식수 확보, 군선 건조 등 체계적인 '병참 경영'을 펼쳤다. 심지어 시장을 개설해 무너진 지역 경제와 조직을 동시에 살려냈다. 자본도 인력도 없는 한계 상황에서 시스템을 구축해 내는 이순신의 모습은,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스타트업과 구조조정 직면 기업의 리더들에게 완벽한 롤모델을 제시한다.
③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공감의 '인재 경영'
저자는 이순신의 정돈된 인격과 품성이 리더십의 뿌리였다고 강조한다. 이순신은 파직과 백의종군이라는 억울한 모함 속에서도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공직자의 기본을 지켰다. 동시에 현장 부하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경청의 리더십'과 엄격한 신상필벌을 통해 조직의 기강을 잡고 내부 결속을 다졌다.
사람을 남기는 조직문화, 위기 속에서도 공동체에 대한 책임 의식을 잃지 않는 리더의 태도야말로 구성원들이 목숨을 바쳐 헌신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기술이 산업의 질서를 바꾸는 시대라 할지라도, 결국 조직을 움직이는 최종 주체는 '사람'이라는 경영의 본질을 이순신은 몸소 증명해 보였다.
역사가 경영에게 묻고, 기업가가 답하다
이 책은 AI시대에 매일 바뀌는 기술을 쫒아가기 바쁜 나에게 결국 조직과 비즈니스의 기본은 '사람(인재경영)'과 '철저한 리스크 대비(선승구전)'에 있다는 본질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이순신의 위대한 경영』은 '이순신을 연구한 학자의 책'이 아니라, '이순신 정신을 실제 경영에 접목해 5조 원 규모의 대기업을 일궈낸 경영자의 생생한 증언'이기에 그 울림이 남다르다. 저자는 36년간 기업을 이끌며 방향을 잃을 때마다 충무공을 찾았고, 그 결과 "나라를 지킨 정신이 결국 기업도 살린다"는 귀중한 진리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과거의 역사를 빌려 현재의 경영을 찌르는 날카로운 침이다. 숫자와 단기적 성과에만 매몰되어 리더십의 본질을 잃어버린 현대의 경영자들에게, 이순신이 보여준 유비무환의 자세와 책임 경영은 시대를 초월한 이정표가 된다. 단순한 역사 교양서를 넘어 실질적인 조직 관리와 위기 극복 팁이 필요한 스타트업 창업가, 팀장급 관리자, 그리고 방향성을 고민하는 CEO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