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어느 섬마을 장솟마을
K-공포소설 장솟마을에서
나는 예전에 충청도로 캠핑을 갔을 때, 캠핑장 마을입구에서 솟대와 장승을 본 것이 기억난다.
액막이 부적으로 생각 했었던 장승과 솟대,
장승은 기괴하기는 했어도 익살스럽고 과장된 눈과 이빨이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는데,
하지만 그때 느꼈던 기괴함
소설을 읽는 내내 그 기괴함이 따라다녔다.
밤길에 아무도 없는 그런 시골길에서 장승을 마주한다면 어떨까?
이제는 장승을 마주한다면 이 소설이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근심 걱정 없는 장솟마을
주인공이 무작정 떠나서 도착한 장솟마을,
근심 걱정이 없다는 마을,
입구에 가지각색의 장승과 솟대가 늘어서 있던 마을에서
이상하지만 자연스럽게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고, 우연히 장승 한 번 만들어 보는 건 어떠냐고 하는데
하지만 장승만들기 체험쯤으로 생각했던 장승만들기는 생각처럼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현실과 마음 사이
막걸리에 취함
잠과 꿈 사이
죽음과 삶 사이
장승과 나 사이
경계가 모호한 현실과 마음 사이에
장솟마을에서는 내가 나였던 누군가가 되고, 나를 떠난 내가 된다.
정희나
그녀는 09년식 마티즈를 비현실적 속도 160Km로 운전할 수 있는 터프한 사람이지만,
정대리와 누나로 불렸을 때 회사와 가정에서 피할 수 없었던 억압과 의무를 털어놓을 곳 없이 혼자서 짊어져야 한다는 현실이 진정 공포로 느껴진다.
나는 사실 마티즈를 160Km로 달려서 사고가 나고 코마에서 헤메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고 잠깐 생각했었다. 하지만 소설의 구조상 그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결국, 마지막 도피처인 근심걱정 없는 장솟마을에서는
'장승 깎는 정희나'가 된다.
'장솟마을에서'는
억눌린 자아의 주인공과 시골 섬마을의 기괴한 장승과 솟대, 작은 지역사회가 가진 비밀 등
현실 비현실의 추상적 공포소설로 우리가 한번씩 만났던 기이한 시골마을의 서늘함을 느껴보실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것 같다.